物語:最後の石
- 2025.03.02
- 月刊芳美
物語:最後の石
その墓は山の外れにあった。
苔むした墓石は古く、文字はすっかり風化していた。誰のものかも、どんな由来があるのかも分からない。ただ、そこが代々の家の墓だという事実だけが残っていた。
「墓を終うぞ」
カズ爺ちゃんはそう言った。
驚いた村人たちは口々に尋ねた。
「先祖が怒るんじゃないか?」
「仏様が祟るかもしれん」
カズ爺ちゃんは鉄瓶の湯が沸騰する音を聞きながら、煙草をくゆらせ、ひとこと。
「怒る先祖なんか、もういない…」
冷たい風が吹いた。誰も何も言い返さなかった。
次の日、私はカズ爺ちゃんと一緒に墓石をひとつひとつ片付けた。重たい石を動かすたび、根が絡まり、土が舞った。でも、それはあたかも「長い眠りから目覚めた」かのようにも見えた。
最後の石を動かしたとき、カズ爺ちゃんは静かに言った。
「人は死んだら、いなくなる。残るのはお前自身の記憶だけだ。それも、時が経てば消える…」
「でも、だったら、墓はなんのためにあるんですか?」
私はつい問うた。
カズ爺ちゃんは目を細め、風に舞う土埃を見つめた。
「それは、生きてる者が”自分の心を置く場所”を作るためだ…」
墓は死者のためじゃなく、生きている者のためにある――。
私は黙って最後の石を山のふもとへと運んだ。
そして、その場所には新しい何もない空間が広がった。
何もなくなった場所を見つめながら、カズ爺ちゃんはお茶を一杯注いだ。
「さあ、墓は終った。…だが、これで全部が終わりじゃない…」
そう言うと、彼は小さな野の花を一輪、その空いた地面に挿した。
それは墓ではなく、ただの土の上に置かれた一輪の花だった。
誰のためでもなく、何のためでもなく。
そこには、生きている者だけが知る、静かな祈りがあった。
***
数年後、私は再びその場所を訪れた。
そこには、いくつもの野花が咲いていた。
それはまるで、名前もない先祖たちが、土に溶け込み、草となり、花となり、風になったように思えた。
墓はなくなったが、そこには命が満ちていた。
墓を終うということは、終わりではなく、始まりだったのかもしれない――。
カズ爺ちゃんは、ただそれを分かっていたのだろう。
私は静かに目を閉じ、そこに咲いた花に向かって手を合わせた。
…それは、誰に対してでもない、自分自身への祈りだった。
💕
《마지막 돌》
그 묘지는 산 끝자락에 있었다.
이끼 낀 묘비는 낡고, 글자는 이미 바람에 닳아 사라졌다.
누구의 묘인지, 어떤 사연이 있는지 아는 사람은 없었다.
다만, 그곳이 대대로 내려온 집안의 묘지라는 사실만이 남아 있었다.
“묘지를 없앨 거다.”
카즈 할아버지가 말했다.
놀란 마을 사람들은 웅성거렸다.
“조상이 노하지 않을까요?”
“신령님이 벌을 내릴지도 몰라요.”
카즈 할아버지는 주전자에서 끓는 물 소리를 들으며 담배 연기를 뿜고, 짧게 답했다.
“노할 조상은 이미 없어.”
차가운 바람이 불었다.
아무도 그 말에 반박하지 못했다.
다음 날, 나는 카즈 할아버지와 함께 하나씩 묘비를 치웠다.
무거운 돌을 옮길 때마다 뿌리가 엉키고, 흙먼지가 피어올랐다.
그 광경은 마치 “오랜 잠에서 깨어난” 것처럼 보였다.
마지막 돌을 치우던 순간, 카즈 할아버지가 조용히 말했다.
“사람은 죽으면 사라진다. 남는 건 너의 기억뿐이지. 하지만 그 기억도 시간이 흐르면 사라져.”
“그렇다면… 묘지는 왜 있는 거죠?”
나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카즈 할아버지는 바람에 날리는 흙먼지를 바라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그건, 살아 있는 사람들이 ‘자기 마음을 둘 자리’ 를 만들기 위해서지.”
묘지는 죽은 이를 위한 게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들을 위한 것—.
나는 묵묵히 마지막 돌을 산 아래로 옮겼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새로운,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 펼쳐졌다.
아무것도 없어진 그곳을 바라보며,
카즈 할아버지는 조용히 차 한 잔을 내게 건넸다.
“자, 묘지는 끝났다. …하지만 이걸로 전부 끝난 건 아니야.”
그는 그 자리에서 들꽃 하나를 꺾어, 빈 땅에 꽂았다.
그것은 묘비가 아니었다.
그저 흙 위에 놓인 한 송이 꽃이었다.
누구를 위한 것도, 무엇을 위한 것도 아니었다.
그곳에는, 살아 있는 자만이 아는 조용한 기도가 있었다.
***
몇 년 후, 나는 다시 그곳을 찾았다.
그곳에는 수많은 들꽃이 피어 있었다.
마치 이름 없는 조상들이 땅에 스며들어 풀이 되고, 꽃이 되고, 바람이 된 것만 같았다.
묘지는 사라졌지만, 그곳엔 생명이 가득 차 있었다.
묘지를 없앤다는 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카즈 할아버지는 이미 그걸 알고 있었던 게 아닐까.
나는 조용히 눈을 감고, 그 자리에서 자란 꽃들에게 두 손을 모았다.
…그건 누구를 위한 기도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기도였다.